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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삭문제

첨삭문제3 (이화여대 기출문제 발췌 - 제시문 활용 문제/난이도 ★★☆☆☆)

2021-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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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 제시문 [가]의 사례를 통해 제시문 [나]를 설명하시오. [600자 내외, 100점]

 

 

[가] 1963년 스탠리 밀그램은 ‘징벌에 의한 학습효과’를 측정하는 실험에 참가할 사람을 공개적으로 모집했다. 지원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쪽에는 선생 역할을, 다른 한쪽에는 학생 역할을 맡기고 학생에게는 암기해야 할 단어, 선생에게는 테스트할 문제들을 주었다. 그리고 선생은 문제를 틀린 학생에게 15볼트의 전기충격을 가하도록 한 후 오답이 나올 때마다 전압을 15볼트씩 높이도록 했다. 실험실 내부를 가른 칸막이 때문에 학생과 선생이 서로를 직접 볼 수 없었지만 의사소통은 가능한 상태였다. 실험이 시작되자 칸막이 너머에서는 비명과 욕설, 심지어 ‘불길한 침묵’이 계속됐지만 실험은 강행되었다. 엄격한 실험주관자는 망설이는 선생들에게 계속 지시대로 수행할 것을 종용했다.

그러나 선생 역으로 하여금 인간에게 치명적인 450볼트까지 전압을 올리게 했던 이 실험은 사실상 사기였다. 학생 역은 지원자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틀린 답을 말한’ 실험팀의 일원이었고, 전기충격과 칸막이 너머의 고통 반응은 연기일 뿐이었다. 실험의 진짜 의도는 ‘징벌을 당하는 학생의 학습효과’를 연구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징벌을 가하는 선생의 윤리적 태도’를 연구하고자 한 것이었다. 실험팀은 원래 150볼트 이상의 상황에서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실험을 거부하리라 추정했으나 결과적으로 지원자의 65%가 권위자의 지시를 끝까지 따랐다. 밀그램의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만들어진 인성이 아무리 정의로운 것이라 할지라도 그 시민들이 만약 옳지 않은 권위의 지배를 받게 된다면 그들 역시 인간의 야만성과 비인간적인 태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권위에 대한 복종’을 보여주는 이 실험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충분한 지성과 교양을 갖추고 있었던 나치정권의 장교들이 어째서 히틀러의 비이성적이고 잔인한 명령에 절대 복종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나] 많은 동화나 신화에서 인간이 동물로 혹은 동물이 인간으로 변신하는 장면이 아주 빈번히 나온다. 그런 동물 가운데서도 늑대는 자주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어쩌면 인간은 늑대 떼가 인간의 공동 조직과 너무나 비슷하다는 사실을 일찍부터 알았던 것 같다. 아마도 늑대가 자비심 많은 부모 역할을 한다는 내용의 판타지가 널리 퍼져 전성기를 구가했던 것도 거기서 기인하는 것 같다.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다’라는 말을 직접 만들어 내지는 않았지만, 그 말을 대중화한 것은 영국의 비관주의자 토머스 홉스였다.

하지만 이 문장은 동물의 세계에 대한 모독이다. 인간이 저지르는 끔찍한 일들은 ― 십자군 전쟁에서 나치 집단 수용소에 이르기까지 ― 동물의 세계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그 결과의 잔혹함은 우리 인간의 지성, 문화, 이상과 이데올로기의 결과일 뿐, ‘우리 내면의 짐승’의 발현이 아니다. 복수심, 가학성, 이단자 박해 등과 관련해서는 인간과 동물 사이에 아주 확연한 간극이 있다. 인간은 자신의 범죄를 ‘야수적인’ 것이라 칭함으로써 자신의 책임을 모면하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이라는 종(種)의 엄청난 폭력성을 논하는 자리에서 인간 이성의 책임을 결코 눈감아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피해를 입힐 생각을 하기 전에 그 사람을 죽이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고 가르치는 것이 바로 그 이성이기 때문이다. 어떤 동물도, 물론 어떤 늑대도 그와 비교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흔히 인간은 동물 메타포 혹은 본능 메타포를 이용하여 자신의 죄를 ‘우리 안의 동물’에게 전가함으로써 말 그대로 ‘그 모든 짓을 할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인간이라는 인식을 비껴가려고 한다. 다른 말로 하면, 동물 및 본능 메타포는 인간의 자기 이해가 붕괴되는 것을 막기 위한 보호막, 자기의 부담을 덜기 위한 일종의 ‘면책장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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