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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삭문제

첨삭문제5 (고려대 기출문제 발췌 - 제시문 요약 문제, 도구적 제시문 활용 및 비교/난이도 ★★★☆☆)

2021-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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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1 : 제시문 (1)을 요약하시오. (400자 내외, 35점) 


문제 2 :  제시문 (1)의 논지를 바탕으로 제시문 (2)와 제시문 (3)을 비교하시오. (650자 내외, 65점)

 

(1)
거실 테이블 위에 함께 놓여 있는 전통 수공예품과 아방가르드 미술의 카탈로그, 청량음료와 스
포츠카를 고대 역사 유물의 배경에 뒤섞어 놓은 콜라주 광고물, 이런 것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
을까? 여기서 전통적인 것과 근대적인 것을 대비시키는 이분법의 틀은 더 이상 작동할 여지가 없다.
고급문화와 대중문화, 외래문화와 토속문화의 상이한 층위도 기존에 우리가 기대해왔던 모습과는
다른 양상을 지닌다. 이러한 구분을 해체할 필요가 있다. 전 지구화가 급속히 진전되며 세계가 촘촘
하게 연결되고 인적, 물적 교류가 급격히 증가하자, 문화 개념을 둘러싸고 몇 가지 상충하는 견해들
이 등장했다. 첫째는 문화 접촉이 증가함에 따라 문화 간의 차이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고 나아가
문화 간 갈등이 증폭되어 결국에는 서로 충돌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둘째는 초국적 기업의 전
지구적 활동을 지적하며, 문화 간의 차이가 줄어들고 동질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하나의 보편적인
문화로 통합되리라고 보는 시각이다. 셋째는 혼종화가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관점
이다.
원래 생물학에서 유래된 혼종이라는 용어는 제국주의 팽창에 따른 인종 간의 섞임, 즉 혼혈에 대
한 두려움을 동반한다. 유럽인이 아시아인이나 아프리카인보다 우수하다는 식의 우생학적 학설을
토대로, 혼혈인은 열등한 인종보다 더 열등하다고 인식되기도 했던 것이다. 서양의 제국주의가 팽창
한 19세기가 겉으로 보기에 인본주의를 토대로 한 계몽의 시대였지만 내면적으로는 혈통에 따른 정
치사회적 구별짓기가 뚜렷했던 시대였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후 식민 지배가 종결되고 많은
나라들이 독립한 뒤 국가 간의 교류가 활발해지자 혼종에 대한 이해도 점차 바뀌어, 정체성과 문화
에 끼친 혼종의 영향력이 주목받게 되었다.
사실 혼종이라는 현상 자체는 이전에도 늘 존재해 왔다.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의 만남이 빈번했
던 지중해 지역에서 일어난 고대 그리스 문명, 유럽인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동하면서 생긴 새로
운 문화 등을 문화적 혼종 현상의 역사적 예로 볼 수 있다. 개별적인 형식으로 존재했던 분리된 구
조나 행위가 뒤섞여 새로운 구조나 행위를 창조하는 사회문화적 과정을 혼종화라고 한다면, 혼종은
특정한 역사적 시기에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모든 문화의 지속적인 조건으로 이해된다. 섞임이
없이 순수한 문화란 세상에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순수하게 분리된 구조로 보이는 문화라 할지
라도 이미 혼종화의 결과이므로 따지고 보면 어떤 문화도 순수한 기원으로는 결코 환원될 수 없다.
이러저러한 역사적 조건 가운데 오랜 시간 단일한 문화인 것처럼 발전되어 오면서 그 문화에 섞여
들어와 있는 다른 문화요소들의 존재를 변별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게 된 것일 뿐이다. 예컨대 미국
에 거주하는 히스패닉 공동체에서 비롯되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었고 심지어는 미국의 한 대학에
강좌가 개설되기도 한 스팽글리시(Spanglish)를 공식적으로 용인해야 하는가에 대한 찬반의 논란도
이런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다. 스팽글리시 사전 편찬을 반대하는 주장의 일각에는 영어와 스페인
어는 라틴어, 아랍어, 신대륙 원주민 언어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는 시각이 전
제되어 있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특정한 언어 역시 궁극적으로는 혼종의 결과임을 부인
할 수 없다. 모든 문화는 끊임없이 횡단의 과정을 겪어왔고, 지금 이 순간도 겪고 있다. 오늘을 사
는 우리 역시 문화라는 틀 안에서 살고 있는 만큼이나 문화들 ‘사이’에서도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
이다.
이처럼 혼종 현상은 문화 전반에 존재해 왔으나 혼종성이라는 개념으로 문화를 이해하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혼종성 개념을 어떤 이는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융합 현상을 이해하는 틀
로, 또 어떤 이는 전 지구화의 과정 속에서 지역문화 간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틀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어떤 이는 인종 간의 접촉과 탈식민화를 이해하는 틀로 인식하기도 하는데, 여기서의
혼종성은 문화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을 이끌어내면서 식민 종주국과 피식민국 양자에 존재하는 본질
주의의 근간을 흔들어 놓았다. 다시 말해, 자기동일성의 확장이라는 식민 지배 측의 환상뿐만 아니
라 토착성의 보존이라는 피식민지 측의 환상도 함께 깨뜨림으로써, 지배 문화에 일방적으로 병합되
거나 편입, 동화될 가능성을 거부하는 동시에 피지배국의 자민족중심주의 문화도 비판하는 기능을
수행했던 것이다. 나아가 혼종성의 개념은 정체성, 차이, 불평등과 같은 주제들이나 전통과 근대, 빈
국과 부국, 지역과 세계 같은 대립 항들에 대한 이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혼종성은 문화 주체
의 복합적 정체성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대 그들’이라는 익숙한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넘어 새로운
문화공동체를 이끌어내기 위한 실천적 개념으로 매우 유용하다. 상이한 문화의 갈등 없는 공존이라
는 이상(理想)을 지향하는 다문화주의와는 달리, 혼종성 담론은 상이한 문화의 혼합을 통해 제3의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 가는 데에 높은 가치를 둔다.
그런데 이처럼 이질적인 요소들이 혼합되어 나타난 결과물들이 항상 긍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까? 이종교배를 통해 식물의 번식력과 저항력을 높여 영양가와 경제적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는 긍정적 측면을 강조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말과 당나귀의 잡종인 노새의 경우 힘은 좋아지지만
생식이 불가능해진다는 예를 들어 혼종의 부정적인 측면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혼종성이 인종적
우월주의의 기반인 본질주의를 해체하는 힘을 지니는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한 역사적 상황에서는
오히려 인종적 순수성이 현실적으로 사람들에게 소속감이나 자존심을 부여하는 무시할 수 없는 이
데올로기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문화 집단 간의 현실적 힘이 비
대칭적일 경우 이들 사이의 혼합으로 생산된 문화 산물은 해석과 소통의 수단을 독점하는 지배적
문화 집단의 가치를 일방적으로 대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전 지구적 영향력을 지니는 할리우드
대중문화가 문화상품 시장의 확장과 포섭이라는 전략에 의해 특정한 지역문화를 빌려서 혼종을 만
들어내는 경우, 이를 반드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혼종에 대한 이러한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문화와 문화를 잇는 각종 움직임이 비약적으로 발
전을 이룬 오늘날 혼종화는 문화영역 전반에서 한층 다채롭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진행
되고 있는 혼종 현상을 제대로 분석하고 특정한 맥락과 권력관계에 따른 문화적 경계를 넘어서기
위해 혼종성에 대한 더욱 깊고 섬세한 논의가 요청된다.

 

(2)
인류문화사의 관점에서 늘상 나를 황홀경으로 몰고 가는 한 시기가 있다. 그것은 유럽 문화의 바
탕을 마련한 고대 그리스 로마 시절도 아니고, 이백, 두보, 한유, 유종원이 각기 문재(文才)를 뽐내
며 세련된 귀족적ㆍ국제적 문화를 꽃피웠던 중국 당대(唐代)도 아니고, 천재와 완전인(完全人)의
시절이라고 할 만한 유럽의 르네상스 시기도 아니고, 서양 르네상스의 한국판이라고 할 만한 영정
조 치하 실학의 전성기도 아니다. 그런 돌출한 문화적 개화(開花)들도 어느 정도 내 마음을 뛰게
하지만, 그것들보다 더 내게 감동을 주는 것은 일본 에도 중기 이래의 난학(蘭學: 네덜란드 문헌들
을 통한 서양 학술 연구)과 메이지 시대 이후의 번역 열풍이다. 에도 시대의 난학과 메이지 시대의
번역 열풍이야말로 한문 문명권과 그리스 로마 문명권을 융화시키며 동서 문화 교섭의 가장 빛나는
장면을 연출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18세기 말 스키타 겐파쿠 등이 네덜란드어 해부학서를 ????해체신서(解體新書)????라는 제목으로 번역
함으로써 공식적으로 시작된 난학은 의학에서 화학, 물리학, 천문학, 군사학 등으로 영역을 넓혀 갔
다. 당시 동아시아는 지구 위에서 유럽인들의 발길이 뜸한 유일한 지역이었다. 일본인들의 뛰어남은
유럽 문화의 전 지구화를 마무리했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문화를 게걸스럽게 흡수하면서
도 한자라는 동아시아 문명의 공통 유산 속에 완전히 녹여버렸다는 데에 있다.
일본과 서양의 본격적인 문화적 접촉은 18세기에 들어 막부(幕府)의 명령으로 나가사키의 통역
사들이 네덜란드어 사전을 편찬함으로써 개막됐다. 막부가 있던 에도의 난학자들이 나가사키 통역
사들의 도움을 받아 개화시킨 난학의 요체는 번역이었다. 이들의 번역 작업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
니었다. 오늘날 예컨대 영한사전이나 불한사전을 편찬하는 한국의 사전 편찬자들에게는 영일사전이
나 불일사전과 같은 준거 틀이 있다. 그러나 나가사키의 통역사들이나 에도의 난학자들에게는 그런
준거 틀이 없었다. 그들은 네덜란드어의 한 단어를 일본어로 번역하기 위해, 그 단어의 어원, 변천
과정, 당시의 쓰임새 등 전 역사를 조사한 뒤, 그에 상응한다고 판단된 한자들을 골라내 이를 조립
해야 했다. 번역 대상이 네덜란드어로 된 책이라고 하더라도 그 책 자체가 다른 유럽어의 번역본인
경우도 있었으므로, 통역사들이나 난학자들은 어설프게나마 유럽의 다른 언어들과 그리스어, 라틴어
등의 고전어에까지 기웃거려야 했다. 일본이나 동아시아에 비슷한 개념의 어휘들이 있을 경우엔 문
제가 그리 크지 않았지만, 그들이 옮기려고 한 네덜란드어 단어들 가운데는 일본이나 동아시아의
문화적 전통에는 낯선 개념들이 태반이었으므로 그들의 고생은 더 컸다. 그것은 극도의 열정과 재
능이 필요한 일이었고, 통역사들과 난학자들은 그 일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메이지 시대 이래 일본어로 번역된 유럽의 어휘들은 그 대부분이 한자를 매개로 해 한국어 어휘
에 흡수되었고, 또 그 상당량은 한자의 종주국인 중국으로 역수출되었다. 예컨대 이성(理性), 철학
(哲學), 사회(社會), 전통(傳統), 종교(宗敎), 현실(現實) 등의 단어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익숙한 단
어들인지 생각해보자. 우리는 독자적으로 서양 문화를 받아들여 우리 언어체계 속에 녹여낼 기회를
얻지 못했다. 우리는 우리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일본 사람들의 노력으로 한자어화된 서양의 문
화를 빌려 쓰는 길을 걸었고, 메이지 시대 이래 일본 열도에서 만들어진 무수한 신조어들은 한자라
는 매개를 통해 즉각 한국어에 흡수됨으로써 한국어의 어휘를 배가시켰다.

 

(3)
엎드려 아룁니다. 자질이 부족하고 배운 것도 별로 없는 신이 성은을 입고도 감히 소장(疏章)을
바치는 것이 매우 외람된 일인 줄은 잘 압니다만, 구구하게 올리는 말씀은 모두 나라를 걱정하는
소신의 심혈에서 나온 것이오니 부디 밝게 살펴 주소서.
서양의 풍기를 쓸어내는 일이 시급합니다. 서양의 사술(邪術)은 비상(砒霜)이나 짐새의 독과 같
아서 한번 입에 가까이하면 오장이 파열되고 온몸의 맥이 들끓어 다시는 구제할 길이 없습니다. 서
양 오랑캐들이 사람들 사이에 하루를 섞여 있으면 하루의 화가 있고, 이틀을 섞여 있으면 이틀의
화가 있습니다. 그런데 십 수 년 이래로 세도(世道)가 날로 어두워지고 정형(政刑)이 날로 해이해
져서 괴상한 모양의 선박들이 강해(江海) 주변을 왕래하는데도 관리들이 검문하지 않고, 도깨비 같
은 자들이 계곡 사이에 몰려 있는데도 관리들이 잡아들이지 않은 채 날이 가고 달이 바뀌니, 그 무
리가 점점 번성하게 되었습니다.
저들이 험난한 길을 거쳐 우리나라에까지 온 이유는 물화를 교역하여 생계로 삼고 이를 통해 장
차 우리를 유인하여 교류의 계제로 삼으려는 것입니다. 신이 살펴보건대, 저들이 들여오는 물건이라
고 하는 것은 거의 모두 기괴한 기술로 마음을 현혹하고 풍속을 해치는 도구일 뿐, 민생의 일용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온 나라 사람들이 저들의 음식을 먹고 저들의 옷을 입으며 저들의 물
건을 사용하면서 저들의 학술과 문화는 끊고자 한다면 그것이 가능하겠습니까? 그러니 서양 물건은
저들이 공납(貢納)한다 해도 받아서는 안 되거늘 하물며 우리 백성들의 의식(衣食)의 자원을 몰래
끌어다가 서양 물건들과 바꿔서야 되겠습니까?
우리 백성은 오랫동안 순박한 풍속을 지키며 전통을 보전하여 왔습니다. 그런데 서양 오랑캐들이
이처럼 제멋대로 왕래하고 물건을 팔며 민간에 섞여 거처하게 된 이래, 온 백성이 곤궁해지고 나라
는 나라가 아니게 되었으며 예의의 민족이 재화와 여색에 달려들게 되었습니다. 서양 오랑캐는 사
람 꼴을 한 금수(禽獸)입니다. 그들은 부자, 군신, 부부, 장유의 질서와 예악, 문물, 절의, 복식의 융
성함을 등에 박힌 가시나 눈에 생긴 못처럼 여깁니다. 우리가 쇠약해진 틈을 타서 방자하게 호령하
기를, ‘어찌 너희의 거추장스러운 복식을 버리고 남녀 상하의 구분을 없애서 우리의 간편함을 따르
지 않느냐’고 합니다. 처음에는 주저하던 우리 백성들도 점차 예의와 염치를 버리고 문란하게 휩쓸
려 저들의 문화에 부화뇌동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저들이 우리를 돼지로 길러 거세해도 성낼 줄 모
르고, 소로 길러 코를 뚫어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게 될 것이니, 천성이 바뀌어 관습이 되어 버리
기 때문입니다. 이러고서 어찌 온 천하가 금수로 변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엎드려 바라옵건대, 하루속히 엄중한 금령을 선포하여, 지금 이후로는 서양 물건을 집에서 쓰거
나 저자에서 파는 자는 모두 중벌을 받게 하여서 저들의 문화가 전파되는 길을 끊고 민생의 근본을
넉넉하게 하소서. 애군우국(愛君憂國)의 간절함을 이기지 못하여 성명(聖明)에 힘입어 죽음을 무릅
쓰고 아룁니다. 통촉하소서.

연세합사가 강의하는 논술 수업은

가장 짧은 기간 동안 논술의 모든 것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이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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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P193.25 이*정
  • TOP292.50 여*상
  • TOP392.50 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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