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30
문제 : 제시문 <가> <나> <다>에 나타난 죽음에 대한 태도를 비교하시오.(1000자내외, 100점)
(가)인간은 생명체로서의 본능이 약화된 존재이므로 동물계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다른 모든 종과 대조해볼 때 부인할 수 없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 동물 집단과 그 집단 내 의사소통,연대성,공격성에 대해 아무리 연구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 특수성이 덜해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이러한 특수성이란 이 세상에서 자신의 고유한 삶을 넘어서서 생각하거나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인간의 타고난 능력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죽은 자들을 매장하는 것은 인간됨의 근본 현상이 된다. 매장은 죽은 자를 신속하게 숨기는 것이 아니다. 또 그것은 무겁고 영원한 잠에 빠져 꼼짝하지 못하는 자에게서 받은 충격적인 인상을 재빨리 지우는 것도 아니다. 그 반대로 인간은 상당한 노동과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죽은 자와 함께 머무르고자 하며 죽은 자를 산 자 가운데 꽉 붙잡아 놓고자 한다. 우리는 고대의 무덤들에서 발견되는,죽음을 애도하는 여러 형태의 유물들을 보면서 그 풍요로움에 놀란다. 이런 유물들은 인간 존재를 영구히 보존하는 방식이다. 그것들은 죽음이 끝이 아님을 보여준다. 우리는 그것의 가장 근원적인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이는 종교적인 사안도 아니고 종교를 세속적인 관습이나 도덕으로 전이시키는 문제도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인간됨을 이루는 근본이며 그것에서 인간 실천의 특수한 의미가 파생된다. 우리가 여기서 다루는 것은 자연 질서의 궤도에서 벗어난 생활양식이다. 가령 새들에서 관찰할 수 있는 삶의 본능도 놀랍지만 그 새들이 같은 종에 속하는 새들의 죽음에 대해 기피하거나 완전히 무시하는 그런 행태는 더욱 놀라운 것이다. 이러한 대비는 인간이 생존에 대한 자연적인 삶의 본능을 어떻게 거스르기 시작했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나)1980년 8월5일 한 학생이 비소케산(Visoke Mountain)의 경사면에서 먹이를 먹고 있는 고릴라들을 보고 있었다.
관찰을 시작한 지 30여분 후 30m 아래의 완만한 지대에서 이카루스가 '후-후-후-'하는 낮은 음조의 연속음을 내고 가슴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고릴라들은 소리가 난 곳으로 향했고 그 학생도 고릴라들을 따라갔다. 우두머리인 베토벤의 아들 이카루스가 나무 아래에서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늙은 암컷 마체사를 발로 차고 주변의 풀을 쳐대고 가슴을 두드리고 있었다. 마체사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의식하지 못하는 듯했다. 마체사는 아마 죽었거나 혼수상태였던 것 같다. 고릴라들은 주위에 몰려들어 이카루스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에피를 제외한 모든 고릴라들은 마체사의 사체를 잠깐씩 지켜보았다. 두 시간 가까이 과시행동을 하고 난 후에 이카루스는 나무 아래에서 마체사를 끌고 나와 때리기 시작했다. 이 폭행은 세 시간이나 더 지속되었고,베토벤만이 때때로 찾아와 이카루스가 마체사의 시체를 끌고 가려는 것을 저지했다. 이카루스의 공격은 더욱 격해졌다. 때리는 것으로 모자랐는지 온 힘을 실어 마체사의 사체 위로 뛰어 내렸다. 다음 날 아침 고릴라들은 여전히 마체사의 사체 주위에 모여 있었다. 이카루스는 밤새 그녀를 몇 m 떨어진 곳으로 끌고 가 폭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잠시 쉴 때만,불쌍한 미란다는 움직이지 않는 어미의 차가운 팔 아래를 기어 다니거나 젖을 빨려고 했다. 다른 어린 고릴라들은 조심스레 마체사의 입이나 항문을 나뭇가지나 혀로 살펴보았다. 에피의 52개월 된 딸인 파피가 마체사 위로 올라가서 반응이 없는 몸을 밀고 때렸다. 거의 의례적인 반복 공격을 하던 이카루스가 쉴 때마다,무라하는 할머니 곁에 가서 털을 골라주었다. 고릴라들의 이런 행동은 적어도 이 집단의 경우 죽은 고릴라에게서 모종의 반응을 이끌어 내려는 것 같았다.
(다)데모크리토스에 따르면,사람들이 부패를 피하는 것은 부패하는 것들의 악취와 추악한 모습과 관련이 있다. 왜냐하면 건강과 아름다움을 갖춘 사람들이라도 죽으면 그런 상태로 전락해 버리기 때문이다. …… [중략] …… 밀론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갖고 있었다 해도 죽으면 얼마 안 가서 해골이 되고 결국에는 최초의 자연으로 해체되기 때문에,사람들은 사체를 묘지로 보내는 것이다. 건강하지 않은 안색이나 아름답지 못한 모습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도 이는 마찬가지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자신이 들어갈 곳이 장차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낼 만한 호사스러운 묘가 아니라 간소해서 볼품없는 묘라는 것을 예측하고 비탄에 빠지는 것은 지극히 우매한 일이다. …… [중략] ……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생각 자체를 기피하는 것은 삶에 대한 애착 때문이다. 이 애착은 삶의 즐거움이 아니라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죽음의 모습이 눈앞에 선명하게 보일 때,죽음은 사람들에게 느닷없이 다가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유언을 써놓는 것조차도 두려워하며 죽음에 사로잡히게 되고,데모크리토스에 따르면 "곱빼기 식사를 꾸역꾸역 집어넣을 수밖에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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